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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현장 이야기] 하얀 드레스의 어린 소녀

2013.11.26

하얀 드레스의 어린 소녀

타클로반 시의 어느 일요일날, 우리는 기자들을 도와주고 있었고 이틀 전에 피해가 특히 심했던 타클로반 시 바란가이(Barangay)를 방문했습니다. 바란가이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해변가에서 약 200미터 떨어져 있는 가난한 마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마을 전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원자폭탄 같았던 수퍼 태풍 하이옌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큰 잔해더미조차도 없이 남아있는 것이라곤 여기 저기 던져져 있는 사람들의 삶의 흔적 뿐 이었습니다. 작은 인형, 티셔츠, 혹은 TV 리모콘이나 가족 앨범 등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었습니다.

일을 마무리하면서 한 바퀴 현장을 돌아보다가 75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2구의 시신을 목격했습니다. 한 명은 젊은 남자였고 다른 한명은 하얀 드레스을 입은 6살 정도의 어린 소녀였습니다.

태풍이 필리핀을 강타한 지 이미 2주나 지났기 때문에, 작렬하는 태양빛 아래 거의 매일 오락가락 내리는 비를 맞으며 이들은 하늘을 향해 14일간 거기에 누워있었던 것입니다. 부패한 시체에서 나오는 냄새가 너무 강하게 역겨웠지만 하얀 드레스를 입은 어린 소녀로부터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상태로 버려져서, 사람들이 쳐다보고 지나가거나 발에 걸릴 수 있는 이런 상황이 그 소녀에게는 너무나 부당하게 느껴졌습니다.

유니세프는 시신 처리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린이의 보건, 영양, 교육, 보호, 식수 및 위생 등을 위해 특히 가장 열악한 어린이들을 위해 일합니다. 태풍 피해 어린이들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고 있고 많은 변화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이 하얀 드레스의 소녀가 우리가 돌보야 할 가장 열악한 어린이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위해 짧게 기도만 하고 다른 일정을 위해 현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날 밤 나는 두 사람의 시신이 방치되지 않도록 어떻게 시신처리팀에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지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날 오후까지 우리는 필리핀 어린이들의 고통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몇 개의 미디어 인터뷰를 더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타클로반 시에서 몇 개 안되는 가게에 물을 사기 위해 들렀습니다. 거기서 나는 필리핀을 오토바이로 여행하다가 태풍이 오기 직전에 타클로반시에 도착한 캐나다인을 만났습니다. 그는 여행을 중단하고 소방서에서 시신처리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내가 목격한 안타까운 상황을 설명했고 그는 나를 소방서로 데리고 갔습니다. 하지만 모든 소방서원들이 일하러 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옆의 건물에 있는 멕시코 봉사팀이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옆 건물로 가서 멕시코에서 온 3명의 시신처리 자원봉사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만일을 위해 시신을 담을 백을 몇 개 더 가지고 지금 당장 갈 수 있으나 차량이 없다면서 태워줄 수 있는 지 물었습니다.

30분 후 우리는 현장에 다시 도착했고 그들은 적절한 절차에 따라 시신처리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추후 확인을 위해 사진을 찍고 신원확인을 위해 주위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고 목걸이나 팔찌가 있는 지, 시신 수습장소 등 신원확인에 단서가 될 수 있는 내용을 모두 메모했다. 그리고 나서 시신 백에 시신을 담았습니다. 그들은 매우 조심스럽게 죽은 영혼에 대한 예를 다하면서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특히 어린 소녀를 담을 때는 무릎을 꿇고 소녀를 들어서 가슴에 감싸 안고 마치 침대에 재우기 위해 넣듯이 부드럽게 백 속에 담았습니다. 그녀의 작은 두 손은 가슴위에 살포시 놓였습니다. 이를 바라보던 모든 사람들이 소녀를 위해 조용히 기도했을 것으로 나는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천천히 백의 지퍼를 닫았습니다. 내려쬐는 햇빛, 쏟아지는 비, 윙윙거리는 파리 떼, 구경꾼들은 더 이상 없고 이제는 안전하고 포근하고 조용한 평화가 이 하얀 드레스의 소녀를 감싸 안았습니다.

일요일 날, 이재민들이 수용되어 있는 교회에서 유니세프는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었고 나는 교회 밖에서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한 남자가 어린 소녀의 손을 잡고 교회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지나가면서 나를 향해 미소 지었습니다. 어린 소녀는 건강하고 평안하고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었습니다.

- 타클로반에서 켄트 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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