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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친선대사의 시론

2006.05.08
우리 아이들이 알아야 할 옛 이야기 (박 완서, 유니세프 친선대사) 일전에 어떤 모임에서였다. 인상 좋은 중년신사와 담소를 나누게 되었다. 그는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전문직을 가진 유머 풍부한 성품으로 미루어 그의 다리가 불편한 것은 근래에 일어난 교통사고 때문이려니 했다. 그러나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60년생이란 소리를 듣고 역시나 그때였고나, 내가 아이를 기를 때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종전 후 60년대 초까지의 10 여 년간은 우리가 흔히 베이비붐 시대라고 부르는 때이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전후의 극빈한 시대에 집집마다 왜 그렇게 아이들은 많이 태어나는지, 전쟁 중에 줄어든 인구를 복구시켜주려는 하늘의 뜻이겠으나 빈곤에는 의례 질병이 따르는 법, 유아사망률도 높았는데 그중 공포의 질병이 소아마비였다. 고열 끝에 살아나도 다리가 마비되는 후유증을 남겼다. 그때까지는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병이었다. 무슨 병인 줄도 모르고 자식을 불구 만들까봐 전전긍긍하다가 소아마비라는 병명이 붙고 예방접종도 할 수 있다는 걸 알 게 되었다. 처음엔 접종약도 비싸서 알고도 못 맞히는 집도 있다가 차츰 무료접종이 의무화되고 이제는 천연두처럼 잊혀진 질병이 되었다. 한때 부모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무서운 질병을 그렇게 단시일 내로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비록 가난하고 힘들게 살았지만 의식이 깬 부모들의 철저한 위생관리와, 예방접종 덕이었다. 아이들을 배 불리 먹일 수 없을 만큼 극빈했던 전시에 외국의 원조로 겨우겨우 영양실조를 면할 수 있었던 것처럼 빈부에 상관없이 고루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외국으로부터의 원조 덕이었다. 그때부터 벌써 우리는 지구촌 덕을 보아왔다. 어린이날을 맞아 각종 다양한 행사와 선물 마케팅이 요란하다. 평소에도 넘치게 갖고 있어 도대체 무얼 해줘야 아이들을 기쁘게 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 중인 가정을 위해서는 기발한 아이디어도 많이 선보인다. 그러나 지구촌 한 편 아프리카에서는 전쟁의 살육현장에 동원된 30만명의 소년 병, 한창 뛰놀아야할 나이에 노동현장에서 착취당하는 2억 5천만 명의 아이들, 학교문전에도 못 가본 1억 2천만명의 어린이등, 어린 시절을 빼앗긴 많은 어린이들이 있다. 그중에도 가장 주목받지 못하고 잊혀진 아이들이 바로 2백 8십만의 에이즈 감염 어린이와 1천 5백만의 에이즈 고아들이다. 에이즈는 성관계로 전파되는 성인들의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에이즈로 가장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은 오히려 어린이들과 노인들이다. 많은 여성들이 에이즈에 감염된 남편과의 부부관계로 임신도 하고 에이즈에도 감염된다. 이렇게 태어난 아기들 세 명중 한명은 에이즈에 걸리지만 치료 한번 받지 못한 채 여섯 살을 넘기지 못하고 죽어야한다. 에이즈로 인한 또 하나의 비극은 에이즈에 감염되지 않았더라도 부모가 에이즈로 죽어가는 걸 경험하면서 학교를 그만두고 간병과 가사, 혹은 생계를 떠맡기 된다는 사실이다. 의지가지없는 아이들은 거리를 떠돌다가 소년 병이나 매춘부가 될 수도 있고, 그중 나은 것이 할머니와 살게 되는 경우인데 경제력 없는 할머니가 보통 5~6명, 심한 경우는 10~12명의 고아들을 돌보아야하는 경우까지 있단다. 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이건 딴 행성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지구촌 이야기이다. 우리도 한때 이웃간에 신세 많이 지고 살았다는 것, 신세 진 건 부끄러울 것 없지만 그걸 갚을 줄 모른다는 거야말로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아이들에게 일러줘야겠다. (2006년 5월 4일 조선일보에 실린 시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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