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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온 편지

2010.09.03



이 글은 파키스탄 홍수피해현장을 방문하고 돌아온 다니엘 툴 유니세프 남아시아지역사무소 대표가 CNN을 통해 전한 내용입니다. 그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오늘 당장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세계에 전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근해에서 유입된 거대한 물줄기가 온 땅을 뒤덮고 있었다. 이전에 보았던 비슷한 재앙이 떠올랐고, 그 때와는 반응이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 혼란스러웠다. 피해 정도나 주민들이 겪는 고통도 그 때와 똑같은데 이번에는 홍수 피해자들을 돕고자 하는 절박한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키 큰 나무에 근근이 달린 가지들만이 어쩌다가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전봇대도 물 아래 잠겨 있다.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에 피신해 있을까? 수면 위로 겨우 떠올라 있는 자투리땅에 삼삼오오 고립되어 있는 가족들이 보인다.

파키스탄 땅 5분의 1이 아직도 물 속에 잠겨 있다. 농작물과 시장, 도로, 학교와 마을, 가족들이모여살던 집까지 모두 씻겨 내려갔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수십 년간 구호활동에 매진해왔지만, 이번 홍수사태만큼 처참하고 암담한 현실은 본 적이 없다.





몇 년 전 일어난 쓰나미는 이번 홍수보다 더 많은 목숨을 앗아갔지만 그 파괴력은 비슷했었다. 쓰나미가 아시아를 강타한 직후 사람들은 의문을 품었다. 이렇게 엄청난 재해를 과연 극복할 수 있을까? 후원금은 올바르게 사용될까? 유엔을 비롯한 인도주의적 단체들이 제대로 구호활동을 펼칠 수 있을까?  지구촌의 여론은 뜨겁게 들끓었다.

이러한 의문들은 쓰나미의 처참한 현장이 생방송 화면을 통해 전세계로 퍼져나가면서 모두 사라졌다. 엄청난 물결의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이 물밀듯이 쏟아졌다. 
지금 쓰나미가 관통한 지역은 어떻게 변했을까. 정부와 인도주의단체들은 쓰나미 이전보다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절망 밖에 남지 않았던 땅에는희망의 기운이 가득하다.

파키스탄도 그렇게 변화할 수 있다. 하지만 파키스탄 홍수사태를 지켜보는 주변국들의 반응은 너무도 잠잠하다. 약 2천만 명의 파키스탄 주민이 피해를 입었으며, 이 중 8백만 명 이상이 18세 미만 어린이다. 이 중에서도 나이가 어린 4백만 명의 어린이는 홍역과 소아마비를 비롯해 치명적인 수인성질병인 세균성 이질과 설사, 콜레라의 위험 앞에 놓여 있다.







이재민수용소에서 한 엄마를 만났다. 섭씨 40도를 웃도는 무더위와 파리떼 속에서 무려 다섯 명의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 몸에 걸친 옷 이외에는 아무 것도 가지고 나오지 못했다는 그녀와 대화하는 동안 내 얼굴과 몸에서도 땀이 비오듯 흘렀다. 그녀는 심한 설사로 고생하고 있었고, 아이들도 모두 몸이 아픈 상태였다. 단지 천막 하나를 보호막으로 사는 그녀와 아이들이 이 더위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 이러한 최악의 상황에서 비가 또 내린다면 어떻게 견뎌낼까?  

이번 홍수로 집을 잃어버린 이재민은 5백만 명에 육박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와 피부병 그리고 호흡기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물이 조금씩 빠져나갈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도 있지만 그 곳에 남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집도, 곡식도, 가축도 모두 사라지고 없다. 

이재민수용소에서는 그래도 많은 지원이 이루어진다. 유니세프는 매일 2백만 명에게 식수를 제공하고 있으며, 약 80만 명의 어린이에게 이미 예방접종을 실시했다.하지만 여전히 의료진이 부족하고 구조를 위한 헬리콥터도 부족하다. 이재민을 위한 비누와 물통 등도 필요하지만 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한마디로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이다. 

나는 파키스탄인 서로를 얼마나 존중하는지 지난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 때 볼 수 있었다. 구호활동가들은 쉬지 않고 수백만 명의 이재민들에게 음식과 깨끗한 물, 의약품, 천막 등을 나누어 주었으며, 현지 주민들은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위해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었다. 헬리콥터 조종사들은 앞다투어 인명구조에 나섰고, 의료진들은 환자들의 다친 몸과 마음을 밤낮으로 치료했다.

지구촌사람들 역시 이러한 인류애를 끊임없이 실천해왔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아이티 지진을 기억하는가? 세계적인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나라들이 앞다투어 아이티에 구호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번에는 왜 이렇게 다른 반응을 보이는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번 대참사는 한 국가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국경을 넘어선 재앙이다. 우리 모두 지구촌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같은 인류이자 형제이다. 파키스탄 인들이 어려울 때 서로 돕고 나누듯이 우리도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금 손을 내밀자. 오늘이 아니면 너무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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