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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헤어 디자이너, 토고의 코코

2007.02.12

아프리카 서부의 기니 만 연안에 위치한 토고의 조용한 마을, 아네호에는 헤어 디자이너를 꿈꾸는 17세 소년, 코코가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작고 한가로운 마을이지만, 이곳에 평화가 오기까지 토고인들의 많은 희생을 치루어야 했습니다. 2년 전인 2005년 4월 38년간 토고를 장기 집권했던 독재자 그나싱베 에야데마 대통령이 사망하고, 그의 아들 파우레 그나싱베가 대통령직을 승계하자 온 나라가 폭력 사태에 휩싸였습니다. 대를 이은 독재에 부정 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통령에 반대하는 야당 지지자들은 거리 곳곳에서 시위를 계속했고 군대를 비롯해 집권당을 지지하는 정치적 폭력조직들이 최루탄과 무기로 이들을 무차별적으로 진압했습니다. 약탈과 폭력이 이어졌고 이러한 과정에서 적어도 60명이 목숨을 잃고, 수백 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결국 선거결과가 발표되고 1주일 만에 1만 8천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이웃 나라인 가나와 베냉으로 탈출했습니다. 난민의 무리 속 에는 소년 코코도 있었습니다. “폭력사태가 발생하던 날, 저는 미용실에 있었어요. 대통령 선거결과가 발표되자 마자 여기 저기서 총소리가 났어요. 집으로 가려고 미용실을 빠져 나왔더니 이미 거리에는 총을 든 사람들이 잔뜩 있었고 그들은 내 편, 네 편도 없이 아무 곳에나 총을 쏘아대고 있었어요. 마치 움직이는 모든 것을 겨냥하고 있는 것 같았죠. 무서워서 집으로 갈 수가 없었어요. 가족들 생각이 났지만 죽음의 두려움이 더 컸지요. 그래서, 죽을 힘을 다해 강을 헤엄쳐 건넜어요. 그리고 도망친 다른 난민들과 함께 이 곳 베냉으로 왔어요.” 베냉에는 코코처럼 부모 없이 탈출한 어린이들을 위해 유니세프가 운영하는 난민 캠프가 있습니다. “국경을 넘자 유니세프 직원들은 저에 대해 이것 저것 물어봤어요. 제가 누구이며, 왜 탈출했는지. 주소는 어떻게 되는지… 그리곤 제 사진을 찍고, 친구들과 함께 머무를 텐트를 보여 주었어요. 저는 주소를 말하지 않았어요. 토고로 돌아가는 것이 두려웠거든요” 코코는 그 때부터 난민촌인 콤 캠프 (Come Camp)에 머무르며 여유로운 생활을 보냈습니다. “난민 캠프에선 시간이 정말 빨리 가요. 잘 먹고, 제가 좋아하는 축구도 하고,친구들과 어울리며 잘 지냈어요. 미용 기술을 이미 가지고 있었으니까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구요.” 난민캠프에 머무르는 많은 아이들이 코코와 마찬가지로 토고로 돌아가기 싫어했습니다. 유니세프 난민캠프의 직원 크리스챤 미차우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던 아이들이 이 곳에서 잘 먹고, 잘 입고 편하게 지내다 보면 캠프를 떠나기 싫어합니다. 하지만 유니세프는 아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고, 희망을 키워갈 수 있기를 원합니다. 난민 캠프에서 구호품에 의존해서 계속 지내는 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옳지 않으니까요. 고향의 상황이 안정되면 당연히 돌아가 본연의 인생을 살아야지요” 얼마 후 코코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유니세프 직원들의 설득을 받아들여 고향집 주소를 건네 주었습니다. 그리고, 유니세프는 수소문 끝에 코코의 가족들을 찾아 주었습니다. 고향에 돌아온 후 다시 미용실에서 헤어 디자이너 견습생으로 새 생활을 시작하게 된 코코는 캠프를 떠날 때 유니세프가 준 미용기구 세트를 보물 1호로 여깁니다. (← 손님의 머리를 만져 주고 있는 코코 / Photo credit: Lorho/UNICEF Bénin) 아네호 미용실에서 일한 지 9개월이 흐른 지금, 코코는 미용실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견습생으로 통합니다. 유니세프가 정기적으로 난민캠프 출신 아이들의 생 활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다시 만나게 된 코코는 자신감으로 가득 찬 건강한 소년이 되어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제가 아주 잘 하고 있다고 칭찬하세요. 곧 훌륭한 헤어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 거라구요.” 지금 토고의 작은 마을, 아네호에는 미래의 일류 헤어 디자이너를 꿈꾸는 코코가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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