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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한국전쟁 64주년] 날 도와준 친구가 위험에 처했다면?

2014.06.23
내가 가장 가난하고 힘들 때,
내게 가장 먼저 연락을 준 친구, 
내게 돈을 보내준 친구, 
멀리서 찾아와 준 친구가 있었다. 

지금 그 친구들이 모두 어려움에 처했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2014년은 한국전쟁 64주년입니다. 우리는 전쟁이라는 가난하고도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64년이 지난 지금, 우린 도움을 받던 수혜국에서 다른 국가에 도움을 주는 공여국으로 발전한 유일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도와주었던 모든 국가가 우리처럼 성장하지는 못했습니다. 오늘은 한국전쟁 당시 우리를 기꺼이 도와주었지만 이제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국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내게 가장 먼저 연락을 준 친구 - 필리핀

필리핀은 한국전쟁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파병을 결정해준 국가입니다. 7,420명의 필리핀군은 1950년 9월 20일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이때는 9.15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대반격 작전이 수행되면서 병력 수요가 급증하던 시기였습니다. 필리핀군은 10여 일 동안 적응 훈련을 마치고 후방지역에서 게릴라 소탕작전을 벌였고, 1.4후퇴 후 반격작전이 다시 전개되자 서부전선을 중심으로 전투를 벌였습니다. 필리핀군은 진상리 전투(51년 4월 11일), 철원 에리고지 전투(52년 5월 18일) 등에서 용감하게 활약하였습니다. 



태풍 하이옌이 할퀴어버린 필리핀

하지만 지금 필리핀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발생한 슈퍼 태풍 하이옌으로 전 국토가 파괴되었습니다. 필리핀을 방문한 UN 재해평가팀의 노노이 파할도(Nonoy Fajardo)는 필리핀의 상황을 다음과 설명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태풍의 피해를 평가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곳의 사람들은 모든 것을 잃었어요. 이들에겐 모든 것이 필요합니다." 필리핀은 태풍 하이옌으로 전체 인구의 약 13%에 해당하는 1,400만 명이 수재민이 되었고, 600만 명의 어린이들이 집과 학교와 가족을 잃었습니다. 피해 정도가 가장 심했던 타클로반 시는 지금까지도 태풍의 잔해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율 알데포 올라야 유니세프 교육담당관은 현지의 안타까운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만날 때마다 묻습니다. 공책도 가방도 없는데 공부는 어떻게 되는 거냐고… 책도 없이 어떻게 공부를 계속할 수 있을지 자꾸 물어봐요. 젖은 책을 말려서 쓰려고 했으나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상태거든요. 학교가 무너져도 공부는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또한 이런 재난을 겪은 아이들을 회복시키는 것이 교과서의 내용을 가르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내게 돈을 보내준 친구 - 시리아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지만 시리아는 한국전쟁 당시 물자를 지원해준 국가입니다. 한국전쟁에 도움을 준 병력지원국은 16개국이며 보급 및 구호 물품을 지원해준 물품지원국은 시리아를 포함해 39개국입니다. 당시에 시리아가 지원해준 구호물자들은 방어전을 치루던 군인들과 피난을 가던 난민들의 소중한 생필품이 되었습니다.



550만 난민을 만든 3년의 내전

우리를 전쟁으로부터 도와주었던 시리아는 현재 반대로 전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1월에 최초로 발발하여 지금까지 3년 이상 지속되었습니다. 시리아 내전의 영향을 받는 어린이의 수는 무려 550만 명입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전쟁의 포화를 피해 레바논, 요르단, 이라크, 터키 등의 난민 캠프를 떠돌고 있습니다. 



난민 캠프를 떠도는 어린이들의 상황은 처참합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 안전한 식수 부족, 부모와 교육의 부재 등으로 몸과 마음이 큰 상처를 입은 채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난민 어린이 10명 중 1명이 아동 노동에 종사하며, 사라진 줄 알았던 소아마비, 홍역 등 전염병을 앓는 어린이들이 급증했습니다. 내전이 장기간 지속되면 이 어린이들은 시리아의 '잃어버린 세대'가 될지도 모릅니다. 


멀리서 찾아와 준 친구 -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지상군을 파병해준 국가입니다. 아프리카의 스위스라고 불릴 정도로 산악이 많은 에티오피아에서 파병된 군인들은 주로 한국 중동부 전선의 험준한 지형에서 치열한 전투를 수행했습니다. 전쟁 기간 중 총 3,520 명이 참전하여 121 명이 전사하고, 536 명이 부상당할 정도로 용맹하게 싸웠습니다. 특히, 철원-평강-금성-펀치볼-화천-김화-연천지역에서 고지전투를 수행하며 UN군의 작전에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가난과 전쟁으로 없어진 학교

에티오피아가 있는 사하라 이남 지역은 교육 문제가 매우 심각합니다. 특히, 교육 시설에 대한 접근성과 교육의 질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하라 이남 지역의 어린이들 중 학교에 가지 못하는 어린이들의 수는 전 세계에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어린이들의 52%를 차지합니다. 이 지역 여자 어린이의 절반 이상이 학교에 가지 못합니다. 이 어린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 전쟁 때문입니다. 또한 가족의 생계를 위해 공부 대신 일을 해야 하는 어린이들 역시 학교에 문턱을 밟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많은 학교들은 교육 시설이 열악하며 충분한 수의 교사를 보유하고 있지 못합니다. 아직도 비가 오면 수업을 받지 못하는 야외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교육의 질은 이 지역의 발전을 책임질 미래 세대에게 지속해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4.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우리나라는 한국전쟁이 발발하던 시기 UN 산하의 국제구호 기구였던 유니세프를 통해 많은 원조를 받았습니다. 유니세프는 한국 어린이들의 긴급 구호를 위해 약 6,300만kg의 분유와 30만 장의 담요를 비롯해 식량과 의류, 비누 등 구호품을 대량 지원했습니다. 이 시기에 지원된 분유의 양은 1,000만 명의 어린이가 1년 내내 하루 한잔씩 마실 수 있는 막대한 양이었습니다. 유니세프 설립 이후 대형 자연재해와 사건 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일 국가와 지역에 투입된 최대규모의 구호물자에 대한 기록은 한국전쟁 때의 것입니다.



1970 ~ 80년대의 고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는 국내 어린이들의 교육과 보건 환경이 크게 개선되었을 뿐 아니라,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지속해서 향상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1994년 1월 선진국형 기구인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설립되었습니다. 국가위원회의 설립은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전환되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유니세프 내에서 도움을 받던 나라가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전한 첫 번째 사례이며, 이후 더 이상의 전환국가가 발생하지 않아 유일한 사례로 남아있습니다. 

6.25 당시 우리나라를 도와주었던 국가들 중 필리핀, 시리아, 에티오피아 등 여러 국가가 이제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받았던 도움을 기억하며 6.25 참전국들의 어린이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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