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인사말

인권 회복을 위한 유니세프의 노력에 함께하겠습니다

1994년 설립 이후 놀라운 성과를 쌓아온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회장직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송구한 마음이 앞섭니다. 이같은 중요한 기관에 봉사할 영광을 주신 분들의 신임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점은 약속 드립니다.

제가 초창기에 유니세프사업에 관여할 때에는 유니세프에 봉사한다고 하면 왜 국내에도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와 여성들이 많은데 하필이면 외국에다가 돈을 주냐고 반문하던 분위기도 있었으나 이제는 활동의 여건이나 분위기도 많이 개선되었고, 우리나라 경제도 크게 성장했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이끌어가고 있는 국제형사재판소 (ICC)도 역시 정의를 통한 어린이와 여성의 법적 보호 및 그러한 피해자들의 다양한 사법적 보상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니세프와 추구하는 목표가 공통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달 전 국제형사재판소가 무수한 소년병을 강제징집해 양민은 물론 자기 친부모도 살해하게 하고, 어린 소녀들을 강간하면서 콩고 민주공화국을 수년간 처절한 내란의 늪속에 빠지게 한 반군지도자에게 유죄평결을 했을 때 유니세프 본부의 앤서니 레이크 총재가 가장 먼저 이를 환영하는 논평을 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저는 국제형사재판소장으로서 기본인권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세계 여러 지역을 방문해 고통 받는 수많은 이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눈 바 있습니다. 고물 헬리콥터를 전세내어 밀림 속의 폐허가 되다시피 한 내전의 피해마을들을 구석구석 찾아가서 사지와 귀, 코, 입술을 잘린 수많은 피해자 들을 얼싸안고 울었던 기억이 생생하고, 두려움과 심리적 충격 속에서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는 어린이들을 만나 그들을 격려하느라고 목이 쉬었던 일도 여러 번 있습니다. 아직도 10억 이상의 인간이 아주 기본적인 음식과 물과 위생과 교육 등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고통 받고 있음을 목격했습니다.

유니세프는 수많은 국제기구 및 뜻있는 지역기구 및 뜻있는 NGO 등과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모든 이들의 기본인권을 회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습니다.

이제 인권은 수많은 인권협약을 통해 각종 권리보호와 차별철폐, 생존과 복지, 교육문화, 환경과 노동, 기업경영, 사회발전은 물론 국내 및 국제사회의 종합적 행동기준으로 구체화되었다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의미의 인권은 개인은 물론 기업, 국가, 국제기구 등이 관여하는 모든 종류의 활동에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척도로 적용되면서 끊임없이 진화하고 살아 움직이는 개념이 되었습니다. 1948년 공표된 세계인권선언은 물론 4개의 제네바협약으로부터 각종 차별 철폐협약과 1966년의 쌍둥이 권리협약, 그리고 유엔아동리협약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지난 60여년간 이룩한 인권향상의 기록은 괄목할만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이룩하기까지 유니세프도 역시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유니세프가 크게 성장한 것은 회장단과 임직원, 이사진, 대의원, 각 분야의 후원회원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많은 후원자 여러분의 노력 덕분이므로 이 기회를 빌어 깊이 감사 드립니다.

2012년 4월
회장 송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