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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보호자의 역할은?

2021.01.01

 

우리 사회에서 아동의 디지털 기기 사용은 부모를 비롯한 보호자들에게 오랫동안 큰 골칫거리였습니다. 많은 연구 결과나 정보들이 아동의 디지털 기기 및 미디어 이용의 부정적 영향을 강조해왔기 때문이죠. ‘팝콘 브레인’이란 말을 들어 보셨나요? 첨단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져 뇌가 현실에 무감각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인데요. 이런 현상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아동에 대한 부모와 보호자들의 걱정을 고조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보호자가 아동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 시간 및 접근 가능한 콘텐츠를 제한하는 등 아동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통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할 수 있는 오늘날의 아동들은 디지털 환경이 배제된 삶을 상상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이들에게 디지털 환경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도서관이자, 배움을 얻는 학교이며,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창구입니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권리 바로가기

 

이제는 아동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제한하고 통제하는 것에서 벗어나, 아동이 디지털 환경에서 건강하게 생활하면서 배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부모와 보호자는 디지털 환경 속 기회와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아동의 건강한 디지털 생활을 도울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죠.

 

당사국은 아동이 유엔아동권리협약이 명시한 권리를 행사함에 있어 부모 및 법적 보호자들이 아동의 능력과 발달 정도에 맞게 지도하고 감독할 책임과 권리가 있음을 존중해야 한다.

- 유엔아동권리협약 제5조

 

2021년 3월 발표된 아동권리위원회 일반논평 제25호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권리’에도 디지털 환경 속에서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고 실현하기 위한 부모와 보호자의 역할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논평 속 ‘부모 및 보호자’가 무려 51번이나 언급된다고 합니다.)

아동권리위원회 일반논평 제25호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권리’ 바로가기

 

부모와 보호자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아동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게 도와주려면 과연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아동과 열린 대화 나누기 바로가기

   ▶ 둘째, 아동에게 미치는 유해한 영향 최소화하기 바로가기

   ▶ 셋째, 아동의 사생활 보호하기 바로가기

 

 

 


 

 

 

첫째, 아동과 열린 대화 나누기

 

아동은 디지털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할 때, 성인보다는 또래 아동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1] 디지털 기술, 소셜 미디어 및 인터넷에 관해서는 성인보다 자신과 비슷한 아동들이 더 잘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1] Flores, Pablo, and Juan Pablo Hourcade, ‘Under Development: One year of experiences with XO laptops in Uruguay’, Interactions, vol. 16, no. 4, 2009, pp. 52–55.

 

하지만 아동의 이런 습성은 흔히 부모 및 보호자와 나누는 디지털 관련 대화를 단절시키는데요, 아동이 인터넷 상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부모와 보호자가 알 수 없게 되면 당연히 우려가 커지고, 결국 아동의 온라인 활동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죠.

 

따라서 평소 아이들이 온라인에서 누구를 만나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지털 환경에 관해 아동과 대화할 때 부모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와 능력을 꼭 갖출 필요는 없습니다. 온라인에서 나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또 다른 사람들의 행동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자녀와 함께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해보세요. 온라인에서 만나는 상대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필요한 도움을 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 있는지 알려 주시고, 차별적인 발언이나 부적절한 접촉을 유도하는 글이나 영상, 사진 등을 보게 될 경우 믿을만한 어른에게 알려야 한다는 점도 이해시켜 주세요.

 

당사국은 부모와 보호자에게 제공되는 지원과 안내가 부모 자녀 관계의 특수성과 고유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함을 고려한다. 이러한 지침은 부모가 금지와 통제보다는 상호 공감과 존중을 바탕으로 아동 보호와 자율성 존중 사이 적합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일반논평 제25호

 

 

아동과 온라인 활동을 함께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동과 온라인 게임을 하거나 소셜 미디어, 웹사이트 및 앱을 함께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온라인 상에서 스트리밍 채널이나, 비디오 영상 등을 같이 시청하다 보면 오프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나 다른 창의적인 활동, 운동 등과 관련된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동은 자신만의 세계,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부모나 보호자와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됩니다. 더 나아가 자신의 온라인 활동에 부모나 보호자를 참여시키는 변화도 일어나게 되죠. 이는 부모나 보호자가 아동과 유대를 쌓을 시간을 늘려주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데요. 다만, 온라인 활동이 오프라인에서 아동과 보호자 사이에 이뤄지는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세요. 오프라인에서도 아동과 함께 하는 시간을 당연히 가져야 합니다. 독서, 실내 놀이나 운동처럼 디지털 세대가 자주 하지 않는 활동에도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와 보호자를 위한 지침은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의 사회적, 창조적 활동 및 학습활동을 장려해야 하고, 디지털 기술이 아동끼리 혹은 아동과 부모, 아동과 보호자 사이 직접적이고 반응적인 상호작용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일반논평 제25호

 

 

 


 

 

 

 

둘째, 아동에게 미치는 유해한 영향 최소화하기

 

온라인 활동의 위험이나 유해한 영향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것은 부모와 보호자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보호자가 아동의 온라인 활동과 관련해서 흔히 걱정하는 문제는 스크린타임일 것입니다. 아동의 디지털 기기 사용이 길어질수록 앞서 언급한 ‘팝콘 브레인’ 처럼 아동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생각 때문이죠. 하지만 최근 스크린타임과 관련된 연구를 살펴보면, 스크린타임 자체가 아동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증거는 미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의를 기울어야 하는 상황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영유아기 아동의 경우 유아기는 뇌가 환경 요인에 따라 특정 방향으로 발달하게 되는 가소성이 최대치에 이르고 주요한 신경들이 급속도로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유아기 아동의 인지, 정서, 사회적 발달에는 사회적 환경 특히 부모와 보호자와의 관계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유아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따르면, 보호자는 유아기 아동이 접하게 되는 디지털 기술의 설계, 목적, 용도에 따른 예방조치를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아동의 온라인 생활이 오프라인 생활을 대체하게 되는 현상 또한 우려할 만한 일입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아동이 적절한 휴식을 취하고 운동하며 또래 및 가족, 공동체와 상호작용하는 등 디지털 기술의 가용이 균형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보호자와 아동이 언제, 어디서 전자 기기를 사용할 것인지 함께 규칙을 정하는 것은 스크린타임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됩니다. 이 때 온라인 사용 시간과 다른 활동 시간과의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합니다. 아동이 하루 일과 중에 게임, 메신저, 학교 수업, 숙제 등 다양한 목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총 시간에 대해 아동과 토론함으로써 서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영유아의 경우에는 보호자가 아동 온라인 사용 관리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됩니다.

   ▶ 스마트폰 의존도 검사하기 (영유아 보호자용)

   ▶ 스마트폰 의존도 검사하기 (아동/청소년용)

 

 

또한 보호자는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폭력과 위험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해야 합니다. 디지털 환경과 관련된 폭력과 위험요소는 신체적, 정신적 폭력, 상해, 유기, 방임, 성 착취 및 학대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착취와 학대, 인신매매, 젠더 기반의 폭력, 사이버 공격 및 폭행, 인터넷이나 정보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정보전 등 매우 다양합니다..

 

아동이 이러한 위험에 노출됐는지 가장 먼저 알아차려야 할 대상이 바로 보호자입니다. 아동과 힘께 생활하는 부모나 보호자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아동이 온라인 활동과 관련해 받는 스트레스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상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동의 경우 기기의 사용이 크게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갑자기 내성적이 되거나 우울해지는 모습 등으로 경고 신호를 보내기도 하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부모와 보호자는 이 같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핫라인과 헬프라인 등 연락처를 충분히 갖고 있어야 합니다. 자녀의 스트레스가 위협, 잠재적 범죄, 그 밖의 불법적인 행동과 관련된 경우에는 부모가 경찰에 바로 신고해야 합니다.

 

   아동의 온라인 활동 관련 상담 기관

 

 

 

 


 

 

 

셋째, 아동의 사생활 보호하기

 

 

지금까지 온라인 상에서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할 부모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 상황이 펼쳐질 때도 있습니다. 미국 언론사 더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는 부모의 온라인 활동을 우려하는 아동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발표했습니다.

 

    ▶ 더 뉴욕 타임즈의 'Why Kids Are Confronting Their Parents About 'Sharenting'' 영상 바로가기

     

 

 

소셜 미디어(SNS)가 세상에 등장한 이후, 일상을 기록하고 이를 타인과 공유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부모나 보호자가 된 이들도 마찬가지죠. 영상 속의 부모처럼, 이들은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자녀의 사진이나 정보까지 공유합니다. 이런 부모를 지칭하는 단어도 생겼습니다. 바로 ‘셰어런츠(sharents)’입니다. 공유를 나타내는 ‘share’와, 부모를 나타내는 ‘parents’를 결합한 말이죠.

 

오늘날 2세 미만의 유아 92%가 소셜 미디어에 노출돼 있고, 5세 아동의 경우 평균 약 1,500여장의 사진이 온라인에 공유된다고 합니다(출처: AVG Technologies). 바로 부모나 보호자에 의해서 말이죠. 이들 셰어런츠는 소셜 미디어를 자녀의 성장을 기록하는 장소이자 다른 부모들과 교류하며 육아 정보를 얻는 도구로 활용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하는 세어런팅(sharenting)은 아동의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노출시킴으로써 아동의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당사국은 아동, 부모 및 보호자 그리고 대중을 대상으로 아동의 사생활이 존중받을 권리의 중요성과 어떠한 행동이 이 권리를 위협하는지 알려야 한다.

-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일반논평 제25호

 

 

무분별한 셰어런팅은 아동의 정서적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부모나 보호자가 동의 없이 아동의 정보를 타인과 공유하게 되면, 성인이 된 후 그 아동은 온라인 상에서 자신을 정의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또한, 지극히 사적이고 민망할 수 있는 아동의 사진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광범위하게 유포될 경우, 성장 과정에서 놀림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사진을 공유하는 것 또한 개인의 사생활과 초상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고 법적 처벌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SNS에 올라온 아이들의 사진이나 동영상에 쉽게 접근할 수도 있고, 아이들의 주소나 자주 가는 장소, 습관 등의 신상 정보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영국의 한 다국적 금융서비스 기업인 Barclays PLC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30년에는 ‘셰어런팅’으로 인해서 최대 700만 건의 신원 도용이 발생하고, 8억 달러 이상의 온라인 사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유니세프노르웨이위원회의 'Stop Sharenting' 영상 바로가기

     

 

 

모든 아동은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정부는 아동의 사생활을 비롯해 가정사, 개인 공간 및 통신 기록을 법으로 보호해야 하며, 어떤 비난에 의해 아동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 유엔아동권리협약 제16조

 

 

셰어런팅과 관련해 아동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아동의 정보 및 데이터를 공유하기 전에 아동에게 동의를 구하고 아동이 거부한 콘텐츠는 업로드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아동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정보(이름, 생년월일, 거주지 등)나 아동의 자존감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사진(속옷 차림이나 알몸 사진 등) 등을 공유하면 안 됩니다. 특히 아동의 사진과 함께 아동의 물리적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동을 범죄에 노출시키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개인 정보 보호에 관련한 위험요소를 아동과 함께 살펴보는 것도 온라인 상에서 아동을 보호하는 효과적 방법입니다. 외부로 유출되는 개인정보와 데이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보호 설정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낯선 사람에게는 개인정보를 비공개로 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주면서 필요한 설정 작업을 아동과 함께 해보세요.

 


 

 

 

당사국은 아동의 진화하는 능력을 존중해야 한다. 진화하는 능력이란 아동이 역량, 이해력, 주체성을 점진적으로 습득하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발달 원칙이다. (...) 아동의 연령과 발달 단계에 따라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이 겪는 위험과 기회 요소들이 달라질 수 있다. 당사국이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을 보호하거나 아동의 디지털 환경 접근을 촉진하는 조치를 마련할 때 이 부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일반논평 제25호

 

앞으로 아동은 온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며 성장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동이 경험하는 온라인 활동의 질과 그 결과는 부모와 보호자가 어떻게 지원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부모는 아동의 성숙도와 발달 수준, 주변 상황을 충분히 이해해 온라인 상에서 위험과 기회의 균형을 잘 맞추면서 아동이 건강한 온라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최선의 방법은, 수많은 아동 관련 연구가 보여주듯, “금지나 통제가 아닌, 상호 공감과 존중”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해 실행하는 것입니다.

 

 

 

 


 

 

 

[참고 자료]